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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tile & Amphibian/Helmeted Gecko

헬멧티드 게코 밥 먹이기

by omafam 2021.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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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초보 집사


슈푸먹는 헬멧티드 게코

어느덧 헬멧티드 게코 커플이 우리 집에 온지도 거의 두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수컷은 덩치가 좀 작긴 하지만 다행히 오자마자 밥도 먹고 잘 돌아다니는 반면, 암컷은 입양 전 먹이 반응을 보고 데려 왔는데도 불구하고 집에 데려온 지 2주가 다 돼가도록 귀뚜라미 한 마리를 겨우 먹어줘서 너무너무 걱정을 하게 만든 장본인인데요.

물론 야생에서의 도마뱀들은 애완용 도마뱀처럼 주기적으로 먹이를 먹지 못하고 얼마간은 먹지 않아도 생명에 위협이 없다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제가 입양해온 헬멧티드 게코는 EUCB로 유럽에서 번식되어 한국으로 들어와 샵에서 케어를 받다가 제가 입양을 했고 처음 키워보는 소형 종이기 때문에 더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어요. 

그 뒤로도 계속 먹는 둥 마는 둥, 제발 좀 먹으라고 입 앞에라도 갖다 대면 웽하고 어찌나 화를 내는지, 너무 작아서 물어도 아무 타격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소리에 먼저 놀라는 초보 헬멧티드 게코 집사였답니다. 그래도 굶길 수는 없어서 혹시 나하고 먹이 그릇에도 넣어도 봐주고 또 헬멧티드 게코는 매복형 사냥을 한다길래 은신처 앞에도 놓아줘 봤지만 다음날 확인해 보면 어김없이 단 한 마리도 안 먹는 나날의 연속이었어요.

그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크레스티드 게코가 먹는 슈푸에 귀뚜라미 가루도 타서 넣어줘 봐도 도통 먹는 건지 마는 건지 매일 핫존 은신처에만 콕 처박힌 체 웅크리고는 아무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길래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 강제 급여를 시도해 보았답니다. 작은 고추가 냅다더니 성깔이 어찌나 사나운지 웽 소리를 내면서 도리도리를 시전 하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사실 무섭다기보단 소리에 놀란다고나 할까!

그렇게 몇 번의 시도 끝에 처음 슈푸를 할짝였을때는 아 이제 살았구나 하고 안도감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크레스티드 게코처럼 헬멧티드 게코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밥을 먹다 보니깐 입에 묻은 슈푸때문에 입가 주변에  모래가 왕창 묻기도 하고 또 그거 정리하겠다고 혀로 할짝이다가 모래를 먹기도 해서 얼른 티슈로 닦아주긴 했는데  그래도 모래 먹는 게 신경이 쓰였어요.  물론 소량의 모래는 몸 밖으로 배출이 되는 건 알고 있지만 말 못 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혹시 배가 아픈 건 아닌가 싶어 말이죠. 

그러다 서로 좀 익숙해지기도 하고 자기도 좀 불편했는지 주사기 피딩을 할 때면  핫존 은신처로 넣어 준 계란판 위로 올라오기도 하고 쿨존 습식 은신처 위로도 올라와서 먹기도 했어요. 위에서 먹이니깐 모래 걱정도 덜 되고 치울 때도 계란판을 새로 바꿔 주거나 은신처만 세척해 주면 되니깐 편리하기는 했지만 그러다 가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헬멧티드 게코 때문에 사육장 벽면이 슈푸칠이 되고 바닥에도 흘리고 다녀서 혹시나 벌레라도 꼬일까 봐 걱정이 됐어요.

그러다가 밥 먹일 때 만이라도 헬멧티드 게코를 다른 사육장으로 옮겨서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성격 까칠한 수컷 헬멧티드 게코들이랑은 다르게 암컷은 처음 데려온 지 며칠 안 됐을 때부터 탈피 문제로 핸들링을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도해 볼 수 있었는데 다행히 사육장을 옮겨서도 잘 돌아다니고 밥도 잘 먹는 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밥 주는 사람이란 걸 파악 한 건지 배가 좀 부를 때는 고개를 홱 돌려서 제 얼굴을 빤히 보는데 그 모습이 꼭 '나 더 안 먹는다고 했지 닝겐'이러는 것 같아서 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그리고  헬멧티드 게코는 소형 종이기 때문에 겁이 많아서 최대한 많은 은신처를 넣어줘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 친구는 저한테 이제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원래 높은 곳을 좋아하는지 밥만 주려고 하면 오히려 더 분주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은신처 위를 오르락내리락한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은신처 위에서 사육장 밖으로 탈주 시도를 한 적이 한번 있었는데요, 다행히 모래 위로 착지한 채 실패로 끝났고 그 뒤로는 은신처에서 점프는 다시 시도하지 않아요. 

배가 어느 정도 차서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을 때는 이렇게 구석으로 가서 머리를 박고는 저러고 있는데 그러면 실살 달래 입을 닦아준 다음, 이렇게 조심조심 옮겨서 원래 사육장으로 옮겨 줍답니다. 물론  전보다는 많이 친해진 것 같지만 헬멧티드 게코를 처음 키워보는 초보 집사는 아직 성질내는 헬멧티드 게코가 무섭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 살살 옮겨 주는데요, 다행히 전처럼 거슬리지는 않는지 요즘은 화는 전혀 내지 않고 도리도리는 밥 먹기 싫을 때만 아주 가끔씩 시전 한답니다.

암컷 헬멧티드 게코는 처음 데려왔을 때 탈피를 제대로 못해서 탈피에 도움이 될까 하고 코르크 보드, 계란판, 석판 등 이것저것 넣어 줬는데 다행히 슈 푸를 먹기 시작한 후부터는 체력을 잘 회복한 건지 탈피도 혼자서 잘하고 사육장 구석구석 잘 돌아다니고 잘 먹고 잘 싸고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크레스티드 게코 용 슈푸를 먹은 후, 원래 사육장으로 옮겨준다고 코르크 보드 위에 올려 두었더니 움직이지도 않고 올려 논 상태로 가만히 있는 헬멧티드 게코입니다.

한동안 그렇게 있다가 이제야 어딘지 파악이 된 건지 조심조심 은신처 쪽으로 다가갑니다. 핫존 은신처 안을 한번 들여다 보고는 이내 쑥 들어갑니다. 아니 들어가서 좀 쉬는가 싶었는데 다시 머리를 쏙 내밉니다. 그러고는 밥 먹고 기운이 넘치는 건지 온 사육장을 신나게 돌아다니길래 조용히 터브를 렉사에 다시  넣어 줬답니다. 여기까지 요즘 밥 잘 먹어서 너무 이쁜 헬멧티드 게코 암컷 사육 일지였습니다! 

슈푸먹는 헬멧티드 게코/ My helmeted gecko eats gecko diet



Photo font 야 놀자 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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